누가 '새로운 사회'를 말하는가?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클레이 서키 지음, 송연석 옮김, 갤리온, 2008.

촛불 집회에 맞춰 나온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를 읽는 걸 보고 한 보수 언론의 기자가 딴죽을 걸었다. "요즘 시간이 남나 봐요? 그런 책을 한 권 써야 할 사람이 한 물 지나간 얘기를 읽고 있으니…." 비아냥거리는 말투가 귀에 거슬렸지만, 지적이야 아주 정확했다. 이 책에 나오는 온갖 분석의 가장 극적인 예가 바로 이곳에서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두 달간 계속된 촛불 집회를 이 책의 저자 클레어 서키가 봤다면 눈이 휘둥그레졌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촉발된 논란으로 수많은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은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나는 다른 쪽을 주목하고 싶다. 왜 이렇게 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섰는데도 아무런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을까? 이것이야말로 진짜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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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io | 2008/09/04 15:05 | 책일기 | 트랙백(2) | 덧글(1)

과학자가 촛불을 만날 때

L 교수님께.

오랜만입니다. 더위에 어떻게 지내십니까? 저는 정신을 밖에 놓고 살고 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촛불 집회를 담당하는 탓에 두 달간 밤을 꼬박 새운 게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이런 날이 계속되다 보니, 지칠 줄 모르고 촛불을 드는 시민들이 괜히 밉기도 합니다. 두 달이 넘으니, 이제 그런 시민들도 조금 지친 듯합니다.

긴 글은 잘 읽었습니다.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 때 보여준 과학적인 모습이 왜 이번 사건에서는 사라졌느냐는 질타는 그렇지 않아도 과학자 여러 명으로부터 듣고 있습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적잖이 마음이 불편했는데, 교수님마저도 그런 말씀을 하시니 한 번 더 제 보도 태도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것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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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io | 2008/08/01 18:55 | 정리글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요구르트'냐, '사회주의'냐?

평등해야 건강하다『평등해야 건강하다』, 리처드 윌킨슨, 김홍수영 옮김, 후마니타스, 2008.

때로는 온갖 통계로 무장한 책 한 권보다도 날카로운 통찰이 담긴 글 한 편이 더 인상에 남는다. <평등해야 건강하다>를 다 읽고 나서 한 5년 전 한 잡지에 실린 글을 떠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요즘도 여전히 통찰이 담긴 칼럼으로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김규항이 쓴 '요구르트'라는 제목의 글이다. 이 글의 핵심이 담긴 대목을 같이 읽어보자.

불가리아의 장수 마을(요구르트 먹고 장수한다는 광고에 나온 그 마을)엔 더 이상 장수 노인들이 없다. 마을 묘지엔 1990년 즈음 세 해 동안 죽음 사람들의 묘로 그득하다. 마을 사람들의 얘기는 이렇다. '사회주의 시절엔 안락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진 않았다. 소박하나마 집과 자동차도 나왔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무너지면서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를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 노인들은 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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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io | 2008/07/09 18:20 | 책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3)

먹을거리

광우병, 조류독감(AI·Avian Influenza) 사태가 잇따라 터지면서 많은 시민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그럴 만도 하다. 인류와 오랫동안 함께해온 소, 새가 사람을 공격하는 상황이니까. 안타깝게도 앞으로도 이런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듯하다. 지금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을 맞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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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io | 2008/05/25 16:27 | 정리글 | 트랙백(2) | 덧글(0)

1만 원

내 공장은 '프레시앙'이라는 일종의 유료 독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공간의 콘텐츠는 무료라는 인식 탓에 많은 사람의 공감에도 불구하고 '프레시앙'의 숫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 (한 6개월 동안 약 1500명 정도 가입하는 선에서 그쳤다.) 애초 이 실험을 제안할 때, 한 달에 1만 원씩 내는 독자 1만 명만 있으면 비교적 독립적으로 살림살이를 꾸릴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현재로서는 실패한 셈이다.

그러나 이 실험은 다른 면에서 성공했다. 나를 비롯한 많은 공장 동료들은 프레시앙들과 여러 가지 경로로 교류하면서 매번 한 대 맞는 듯한 경험을 한다. 예를 들어서 한 프레시앙이 남겨 놓은 다음 글을 보면서, 웬만해서 울지 않는 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마침 '루시드 폴'의 새 노래를 듣던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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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io | 2007/12/12 23:35 | 낙서장 | 트랙백(1) | 덧글(0)

감동

이곳은 사적인 공간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함께 걷고 싶은 숲길'이 아니라 프레시안의 강양구 기자를 찾는 이들이 이곳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앗, 이건 아닌데." 하고 낯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금세 익숙해졌다. '숲길을 함께 걷고 싶은' 내가 프레시안에서 일하는 '강양구'인데 어쩌랴.

그러다, 종종 공장 돌아가는 일을 이곳에 썼다. 사실 그렇게 공장 돌아가는 일을 쓰게 된 것도 내가 못난 탓이다. 작년부터 나랑 어울리지 않는 감투를 하나 쓰게 됐다. 프레시안 노동조합 위원장.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매사에 프레시안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됐다. 두세 차례 공장 얘기를 이곳에 들먹인 것도 이런 정체성 때문임을 부인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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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io | 2007/10/17 01:06 | 낙서장 | 트랙백(8) | 핑백(4) | 덧글(17)

괴물

최근 공장 사정이 아주 어렵다. 일부 경영진은 몇 달째 월급을 못 가져가고 있다. 박하기 짝이 없는 직원의 월급은 돈을 꿔서 겨우 주는 실정이다. 이 상태대로라면 1년은커녕 6개월도 버티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른바 '자본 잠식 상태'! "망할 때 망하더라도…," 이런 호기는 현실의 벽 앞에서 어린아이의 잰 주먹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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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io | 2007/09/23 12:37 | 낙서장 | 트랙백(1) | 핑백(3)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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